내 인생 최고의 연주
그게 고1때였다. 그리고 고2때도 기악 시험을 본다고 했다. 이번에도 테리우스는 기타를 들고 오면 점수를 잘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. 난 당연히 이번에도 기타 곡 하나를 연습했다. 1학년 때 연습한 [겨울 아이]는 동화 같은 아름다운 곡이었고 사랑과 축복의 노랫말이었다. 나에게 고2는 음울한 해였다. 친구가 학내 시위를 주도하다가 정학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학교와 기성 세대에 대한 환멸과 반항심이 들끓던 때였다. 이번에 고른 곡은 사이먼 앤 가펑클의 [스카보러 페어]라는 곡이었다. 노랫말은 언뜻 보기에 그냥 시골 장날의 풍경 묘사 같았지만 사이사이 삽입된 암시는 떠나간 연인에 대한 원망이었고 선율은 매우 스산했다. 하지만 몹시 아름다운 곡이기도 했다. 거의 음산하기까지 한 분위기의 몽환적인..
가끔 음악을 듣는 요즘
2024. 11. 14. 16:07